이탈리아 GDP의 10%가 협동조합? 한국도 바뀐다면 내 삶이 달라지는 3가지
"협동조합이요? 그거 마트 이름 아닌가요?" — 솔직히 저도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난 6월, 한국과 이탈리아 정부가 사회연대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이윤보다 사람과 공동체를 우선하는 경제 조직들의 총칭) 분야에서 공식 협력 협약을 맺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사례를 공유하고 인적 교류까지 추진한다는 내용이에요. '외교 뉴스니까 나랑 상관없겠지'라고 넘기셨다면 — 잠깐만요. 이 흐름이 5년 뒤 여러분의 일자리 형태, 동네 상가, 심지어 월세 구조까지 바꿀 수 있거든요. 같이 뜯어봅시다.
핵심 숫자 하나: 이탈리아 GDP의 약 10%
이탈리아에서 사회연대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한 나라가 1년 동안 만들어낸 부가가치 총합)의 약 10%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감이 안 오시죠? 비유하자면, 이탈리아 경제라는 피자 한 판에서 한 조각이 통째로 협동조합·사회적기업·공제조합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한국은 어떨까요?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을 합쳐도 GDP 기여 비중이 1~2% 수준에 그칩니다. 이탈리아의 10분의 1이에요. 그리고 한국 정부가 이탈리아 모델을 굳이 배우러 간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격차가 크다는 건 곧 성장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이게 왜 내 지갑 이야기가 되냐고요? 사회연대경제 비중이 커지면 ① 공공성이 높은 돌봄·교육·주거 서비스 가격이 내려가고, ② 지역 소상공인 협동조합이 대형마트에 맞설 힘이 생기고, ③ 직장 없이도 조합원으로 수입을 나눠 갖는 구조가 생깁니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에요.
사회연대경제가 뭔지 — 3줄 배경
어렵게 들리지만, 쉽게 말하면 '이윤보다 사람을 먼저 챙기는 경제 조직들의 묶음'입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협동조합(Cooperative): 소비자·노동자·농민이 함께 만든 회사. 이익을 주주가 아닌 조합원에게 돌려줍니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 지역은 협동조합 비율이 너무 높아서 "지구상에서 협동조합이 가장 잘 작동하는 곳"으로 불려요. 이 지역 1인당 소득은 이탈리아 전국 평균보다 20% 이상 높습니다. 대기업 없이도 잘사는 동네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예요.
-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 취약계층 고용이나 사회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노인 돌봄, 장애인 직업훈련, 청년 창업 지원 같은 일을 합니다. 일반 기업이 수익성 없다며 포기한 서비스를 채워줘요.
- 공제조합(Mutual Aid Society): 조합원끼리 돈을 모아 위기 때 서로 보장해주는 구조. 민간 보험사가 이익을 주주에게 돌리는 것과 달리, 남은 이익이 조합원에게 돌아옵니다. 쉽게 말해 '우리끼리 보험'이에요.
이 세 가지가 촘촘하게 엮이면, 대기업 한 곳이 망해도 지역 경제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그물망 경제'가 만들어집니다. 이탈리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다른 남유럽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한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이 구조입니다. 줄 하나가 끊겨도 그물 전체는 안 무너지는 것처럼요.
한국·이탈리아 협력, 구체적으로 뭘 하나
이번 협약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이걸 알아야 '내 동네에 언제 어떻게 적용될지' 감이 잡혀요.
- 사례 공유: 이탈리아 협동조합 운영 모델을 한국에 이식. 특히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중소도시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합니다. 인구 줄어드는 동네일수록 먼저 변화를 체감할 가능성이 높아요.
- 인적 교류: 양국 사회연대경제 종사자·연구자 교류 프로그램. 한국 사회적기업가가 이탈리아 현장을 직접 배우고, 반대로 이탈리아 전문가가 한국에 와서 컨설팅하는 방식입니다. 교류가 쌓이면 정책에 반영됩니다.
- 정책 연계: 한국의 사회적경제기본법(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을 통합 지원하는 법, 현재 국회 계류 중) 논의와 이탈리아의 제도 경험을 맞대 비교하며, 입법·지원 체계를 정비합니다.
직접적인 예산 규모나 사업 일정은 아직 구체화 단계지만, 양국 정부가 공식 채널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민간 교류가 아니라 국가 간 협약이니까요. 이런 공식 채널은 보통 2~3년 안에 실제 예산 집행으로 이어집니다.
앞으로 6개월 시나리오
낙관 시나리오: 한국 정부가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을 늘리고, 사회적경제기본법 논의가 탄력을 받습니다. 지역 협동조합 설립 지원금·세제 혜택이 확대되면, 귀농·귀촌을 고민하던 분들이나 동네 카페·서점·돌봄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싶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생깁니다. 이탈리아 전문가가 국내 시범 지역에 투입되는 소식도 나올 수 있어요.
비관 시나리오: 협약이 '보도자료용 MOU'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국제 협약이 후속 실행 없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사회적경제기본법도 20대·21대 국회에서 이미 두 번 폐기된 전례가 있습니다. 정치 지형이 바뀌거나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리면, 이번 협약도 서랍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두 시나리오 사이 어딘가일 겁니다. 단, 지금 흐름에서 한 가지는 분명해요 — 사회연대경제가 정책 어젠다로 올라왔다는 사실 자체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관심 있는 분이라면 지금이 진입 타이밍을 잡을 때예요.
오늘 당장 뭐 할까 — 2가지 행동
이 뉴스를 읽고 "그래서 나는 뭘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셨다면, 아래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 우리 동네 협동조합 검색해보기: 기획재정부 운영 '협동조합 통합정보시스템(coop.go.kr)'에서 지역·업종별로 이미 설립된 협동조합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곳에 소비자협동조합, 돌봄협동조합, 에너지협동조합이 있어요. 조합원 가입 조건과 배당 구조를 비교해보세요. 은행 적금 대신 지역 신용협동조합(신협)을 쓰는 것도 이 생태계의 일부입니다.
- 사회적경제기본법 진행 상황 북마크해두기: 국회의안정보시스템(likms.assembly.go.kr)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으로 검색하면 현재 발의 현황과 심사 단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이 통과되면 협동조합 설립 지원금·세금 혜택 조건이 달라집니다. 창업이나 귀농·귀촌을 고려 중이라면 법안 통과 전후가 타이밍의 기준이 될 수 있어요.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지금 당장 내 통장을 바꿀 뉴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5년 뒤 일자리·주거·노후 준비의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는 흐름이 시작됐다는 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차이가 꽤 클 수 있거든요.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 판단과 책임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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